Aniforce Interview 대학 입시 합격생 인터뷰
2023 세종대/ 상명대 애니메이션 수시 엄수O

2023.02.22

 

 

 

프로필 사진 / 출처: 엄수O 학생 제공

 

 

 

 

 

 

저는 입시를 빨리 시작한 편이 아니에요.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서야 웹툰 작가라는 꿈을 가지게 되었고 지방에서 살았기 때문에 방학을 이용해 고시원이나 원룸에서 살면서 만화를 그려야 했습니다. 

 

제가 공과대학에 입학하길 바라셨던 부모님은 지금처럼 공부는 놓지 않되 세종대 만애과 합격이라는 조건 아래에 어렵사리 설득해 학원을 등록할 수 있었습니다. 죄송하면서도 감사한 마음과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방학 하루하루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보냈던 것 같아요.

 

 

 

 

출처: 엄수O 학생 제공

 

 

 

 

 

입시 과정에 있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체력적 한계와 보상 심리가 강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새 학기에 접어들고 시험 기간이 시작되면 귀가 시간은 매번 새벽이 되었고 시험이 끝난 후면 공부한 만큼 점수가 나오지 않은 과목에 대해 우울함으로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땅으로 꺼진 기분을 하루빨리 회복해 생기부를 작성하고 그림을 그려야 했으나 시험이 끝나고 찾아오는 권태감과 체력 소진, 한 주는 쉬어야지 하는 보상 심리로 3개월 동안 그림을 그리지 않아 손이 굳어버리는 지경을 이르렀습니다. .방학 후 항상 이 루틴이었던 것 같네요. 아무리 방학 시즌에 정말 열심히 했다 한들 당연한 결과로 냉정하게 다른 입시하는 친구들보다 못했고 손도 느려 4시간 시험은 대개 미완성으로 마쳤습니다.

 

 

 

 

출처: 엄수O 학생 제공

 

 

 

때문에 저는 제 상황을 인지하고 하루빨리 저만의 전략을 구축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기 중에는 그림은 생기부 용으로 그리되 공부와 세특에 더 치중해 세종대학교 전략에 최적화되게끔 준비했습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반장으로, 자율동아리를 만들어 저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는 데에 치중했습니다. 

 

몇몇 학교 선생님들께서는 만화과니 신경을 잘 안 써주시는 분들이 있으신데 붙잡고 집요하게 과제물이나 수정사항을 여쭈면서 모든 과목 바이트 수를 꽉꽉 채웠던 것 같아요. 주의해야 할 점은 바이트 수 채우겠다고 퀄리티 떨어지거나 평범한 활동보다는 난이도 조절을 잘하면서 나만의 특색 있는 활동을 만드는데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vfx와 메타버스에 관한 것들은 이미 많은 친구들이 작성했을 터이니 나만의 차별점으로 메타폐인과 같은 파생될 것으로 예측되는 문제들의 해결방안을 인터넷 서칭은 참고로 보되 내 의견을 직접 작성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 잘 기억나지는 않으나 방안 중 하나로 생윤에서 배웠던 요나스의 윤리적 공백을 들어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블록체인 문제와 빅브라더 이슈에 관한 구체적 해결방안 모색을 촉구해야 한다고 느낌으로 썼던 것 같아요. 과목 간 연계로 생각을 확장시키는 것이 제가 드릴 수 있는 꿀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욕심이 많아서 비문학에 있을 법한 감당하기 어려운 기술들을 적어놔서 면접 준비할 때 다 외우느라 힘들었습니다. 심지어 면접 때 물어보시지도 않으셨어요. 난이도 조절 필수...

 

 

 

 

 

출처: 엄수O 학생 제공

 

 

 

 

저는 수학, 과학을 좋아하지 국어를 정말 싫어했습니다. 작가가 국어를 싫어하다니 정말 어처구니없는 상황이었는데 항상 공부한 만큼 안 나오는 과목이 국어였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아요. 하지만 생각을 바꿔 나는 나의 부족한 점을 채워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전략적으로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무모한데 책 읽는 것도 안 좋아하고 국어를 제일 못하면서 성적 올리는데 정말 중요한 3학년에 화작 뿐만 아니라 다른 좋아하는 과목은 내버려 두고 고전읽기를 선택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과목 모두 교과우수상을 받으면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키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절대로 한 번에 성적이 오른 것이 아니고 몇 년간 국어를 붙잡고 보낸 세월의 결실이 3학년 때 맺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는 계단 모양으로 성장한다는 걸 몸소 깨달았던 좋은 경험이었어요. 

 

그러니 저와 같이 그림보다 공부를 택한 친구들 중 성적이 잘 안 나온다고 그 과목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해요. 앞으로 살면서 더 많은 어려움이 있을 텐데 고작 과목 하나 때문에 양손 들면 너무 분하고 슬프잖아요. 그 과목을 부숴버리겠다는 생각으로 파이팅 합시다.

 

 

유일하게 학종으로 지원할 수 있었던 세종대와 상명대 일차 합격 후 강남 애니포스를 등록해 약 열흘간 면접 준비를 했습니다. 제 인생의 전환점이 고등학교 2학년 때 꿈을 바꾼 것이었다면 여기서 두 번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단순히 지식뿐만 아니라 언젠가 제 인생에 꼭 필요했을 조언 등 값지고 귀한 것들을 얻을 수 있었던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만화애니메이션 업계의 산업구조와 현재 각광 받고 있거나 잠재성이 있는 분야, 대기업이 집중하고 있는 문화산업, 세계의 전반적인 흐름에 대해 배웠습니다. 입시로 인해 잊고 있었던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것들에 대한 열망을 다시금 끌어올려 주셨고 제 작품에 대한 정확하고 구체적인 가치관을 정립해 주셨습니다. 

 

선생님의 추천으로 3D 프로그램인 블랜더를 독학해 보기도 하고 다양한 작품을 추천받아 작품을 보는 시야를 넓혀갔습니다. 그랬기에 인터랙티브 기술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를 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엄수O 학생 제공

 

 

 

 

가치관 정립 과정과 PREP 화법 연습으로 선생님께서 강조하셨던 외우기보단 상황에 따라 나의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는 법을 터득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면접 당일에도 엄청 떨었으면서 두서 있게 나를 어필할 수 있었고 면접 준비했던 대학 모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입시하면서 얻었던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깨달음은 내가 무얼 잘하고 무얼 못하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메타인지를 기르는 것입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나만의 전략을 구축하고 나만이 가지고 있는, 차별화되는 키워드를 정해 보세요. 결과적으로 게으름은 독이고 성실함은 약이니 자기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입니다. 

 

전 특출난 재능 없어요. 그냥 슬플 때 울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정말 열심히 달렸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됐으면 해서 생각나는 말 다 쓰다보니 길어졌네요...두서없더라도 이해해주세요. 모두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파이팅!